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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시사

배민 커넥트 자동차로 해본 썰

by Uncle Arnold 2020. 11. 30.

일요일 오전 11시쯤 배민 커넥트 라이더 앱을 켰다. 일반 배차로 주문을 배정받는 게 피곤해서 ai 배차로 주문을 배정받는다. 1시간도 안 되어서 3건 배달하고 17,500원을 벌었다. 와우! 이거 개꿀이다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다음 주문은 만나서 카드 결제이다. '만나서 카드 결제'란 고객이 앱에서 미리 결제하지 않고 음식을 전달받고 카드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본인 카드가 아니라서 앱에서 결제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음식을 전달받고 카드로 결제한다고 한다. 그런데 카드로 결제하는데 5분 가까이 걸린다. 결제 내역에 동의하고, 카드번호 16자리를 2번 입력하고, 유효기간 입력하고, 서명받고 결제하기를 눌러야 결제가 완료된다.

배달원의 입장에서는 음식을 빨리 전달해 주고 다른 배달을 1건 더 해서 돈을 더 버는 게 최고인데 카드 결제는 좋지 않다. 그래서 일반 배차로 하는 배달원들은 카드 결제, 현금 결제 주문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카드 결제 외에 배달원이 싫어하는 게 고층 아파트다. 보안이 심하지 않은 고층 아파트는 그래도 봐줄만하다. 도곡동 타워 팰리스 아파트는 안내 데스크에서 이름을 적고 물건을 하나 맡기고 엘리베이터를 타게 한다. 그것도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게 한다. 입주민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는 고귀하신 입주민만 탈 수 있다. 배달 시간이 더 걸리고 화물 취급당하면서 배달을 하지만 배달비를 더 주지는 않는다.

건대 스타시티 아파트는 택배나 음식 배달은 서문을 이용하게 하고 서문 앞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들어가게 한다. 난 음식 1개를 들고 걸어 들어가지만 택배 아저씨는 카트에 물건을 실어서 나른다. 택배 차량은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물건 전달하게 하면 안 되나? 입주민 개새끼들! 그렇게 고상하게 살고 싶으면 서민들도 먹는 배달 음식 시켜 처먹지 말고 택배도 시키지 말든지.

카드 결제, 고층 아파트와 함께 안 좋은 게 대학교에서 주문을 하는 경우이다. 특히 밤에 주문을 하면 건물을 찾기도 쉽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게다가 자동차로 배달을 하면 주차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주차요금은 경희 대학교가 역대급이다. 경희 대학교는 5분 지나면 주차 요금을 받는데, 20분도 안 되었는데 2,000원이나 받아 처먹는다. 그다음은 고려 대학교이다. 12분 지났는데 1,000원을 받았다. 삼육 대학교와 한양 대학교는 건물을 찾느라 한참 헤맸는데 30분이 지나지는 않았다. 회차라고 해서 주차 요금이 없다. 앞으로 배달지가 경희 대학교와 고려 대학교라면 배달 거절을 해야겠다.

배달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이태원, 정릉동, 번동 등에 골짜기에 왜 그리 집들이 많은지, 차가 겨우 1대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도 많다. 내비게이션도 헷갈려하는 길도 있다.

내비게이션 말이 나왔으니 내비게이션에 대해서 말하면 배민 커넥트 앱은 카카오 맵 내장 내비 아니면 네이버 내비와 연결된다. 그런데 둘 다 정확하지 않다. 제일 중요한 건 티맵이다. 카카오 맵 내장 내비는 건물 뒤를 자꾸 알려준다. 그렇다고 건물 뒤가 주차장도 아니고 건물 앞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다. 카카오 맵이 못 찾는 길은 티맵을 켜서 다시 찾아간다. 티맵으로 연결되게 하면 안 되나? 카카오는 검색과 광고에서도 네이버에 이어 2위, 그것도 격차가 많이 나는 2위. 내비는 티맵에 이어서 2위, 그것도 격차가 많이 나는 2위.

배민 커넥트 지원한 사람이 8만 명이 넘었다. 하나의 직업으로는 먹고살기 힘든 사람이 8만 명이 넘는다는 의미일까? 1주일에 20시간 배달을 해봤다. 소득세, 주민세, 산재보험료, 운전자 보험료 빼고 나니 수입이 시간당 1만 원이다. 여기에서 기름값을 빼면 1만 원도 안 되겠지. 배민 커넥트 모집 광고에는 시간당 15,000원 수입이라고 해놓았는데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하면 15,000원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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